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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대리권’ 찬반 대립 속에 산자위 통과 2022.05.12     1456

변호사·로스쿨 ‘반대’…변리사·과학기술·산업계 ‘찬성’
12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 의결…법사위의 판단은?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의 공동대리권을 부여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첨예한 이해 및 의견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9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12일 재논의 끝에 의결돼 이제 법사위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변리사가 소송실무 교육을 이수하면 특허침해소송에서 변호사와 공동대리를 할 수 있고 변호사와 공동으로 재판에 출석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특허소위를 통과하자 각 업계 및 단체들이 일제히 찬반 의견을 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6일 변리사들의 이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현행 법체계와 자격제도의 취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소위 통과를 강력 규탄한다”며 개정안의 폐기를 촉구했다. 

서울변호사회는 민사소송법 제87조를 근거로 “소송대리권은 변호사 고유의 업무이자 본질적 권한으로서 소송대리권을 다른 자격사에게 허용한다는 것은 사법 제도의 골간을 흔드는 위험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의 공동대리권을 부여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첨예한 이해 및 의견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9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 사진은 지난 2017년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최한 '변리사 공동소송 대리 저지를 위한 토론회'.


헌법재판소의 결정(2012. 8. 23. 2010헌마740)도 개정안의 부당성을 나타내는 근거로 제시했다. 현행 변리사법 제8조는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변리사법 제8조가 규정하는 소송대리권은 심결취소소송에 한정될 뿐 민사상 손해배상에 관한 특허침해소송에 대해서는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울변호사회는 “특허청 출신 공무원들이 변리사시험 중 상당 부분을 면제받는 특혜 문제가 이미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왔음에도 조금의 시정도 없이 이제는 특허청이 앞장서 변리사의 소송대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만일 소송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음에도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허용한다면 특허청 출신 전관 변리사들의 편법적인 소송대리와 불법적인 명의대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특허송무 시장이 로비와 네트워크가 횡행하는 복마전으로 변질돼 궁극적으로 모든 폐단이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도 성명을 내고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한변협은 “법률사무 처리능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허용할 경우 비전문가에 의한 의뢰인의 법익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소송대리는 소송의 제기부터 변론, 판결선고 이후 상소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포함하는 포괄적 대리행위로서 단지 기술적 전문성만을 가진 변리사가 행사하도록 하는 것은 무모한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공계 전공자들을 포함해 다양한 전공자들을 선발해 법률가로 양성하는 선진제도로 도입한 로스쿨의 취지에도 명백하게 역행하는 처사”라며 “이들 자격사들이 재판에서 소송대리를 하게 하려면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기원)도 개정안이 변호사소송대리 원칙 및 개별대리 원칙과 충돌하고 ‘전문지식이 법정에 진술될 필요성’이라는 취지는 감정, 전문심리위원 제도의 확대 등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반대했다. 

특히 로스쿨 제도 도입 당시 ‘유사법조직역 통폐합·변호사의 직역 확대’를 약속한 국회의 기조에도 어긋난다며 로스쿨 제도의 취지에 따라 변호사들이 점차 변리사의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방향의 정책을 설계할 것을 촉구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한기정)는 변리사법 개정안에 대해 “법률전문가를 무시한 처사이며 국민의 이익에 반한다”며 폐기를 요구했다.

법전협은 “개정안은 각종 국가자격증을 요하는 분야의 직역에서 향후 소송대리권을 주장할 경우 예컨대 의사, 간호사, 운전기사, 공인중개사 등과 같은 직역에서 일정한 소송실무교육을 이수했다는 이유로 소송대리권을 달라고 할 경우에도 모두 소송대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부당한 입법의 첫 물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현재 유일한 법조인 양성제도인 로스쿨의 위상과 역할을 강조했다. “변리사, 의사, 회계사, 약사 등 각종 전문분야의 자격증을 갖춘 이들을 포함해 법학전문대학원에서 3년간 치열한 법학 교육을 거친 학생들이 변호사로 성장해 사회로 배출되므로 법정에서 당사자들을 대리하는 업무는 이들에게 전담시키는 것이 옳다”는 게 법전협의 입장이다.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권에 대해 변호사업계와 로스쿨 측에서는 반대 입장을, 변리사업계 및 과학기

술·산업계는 찬성 입장을 내며 대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개최된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권

도입 토론회.

이에 반해 과학기술계와 산업계는 특허침해소송에서의 변리사와 변호사의 공동소송대리를 허용할 것을 촉구하며 맞섰다. 

지난 9일 벤처기업협회(협회장 강삼권)에서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벤처협은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고도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벤처기업이 가진 유일한 무기인 특허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허침해소송에서 산업재산권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변리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사만으로는 최신 기술에 대한 특허 분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며 “변리사를 보유한 대형로펌이 아니면 특허 소송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는 현실 속에 우리 벤처기업들은 늘어나는 소송비용과 기간을 감당하지 못해 소송을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변리사와 변호사의 공동소송대리 제도는 소송의 장기화를 해소해 기업들의 소송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고 이미 유럽·일본·중국 등 주요국에서도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우일)도 10일 성명을 내고 ‘변리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과총은 “과학기술인이 피땀 흘려 일군 소중한 산업재산권 보호에 전문가인 변리사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가는 자국의 발명가와 기업이 안심하고 기술개발에 열중하며 우수한 두뇌기술을 권리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융합해 특허침해소송도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도 매우 빨라져 특허침해소송도 신속해져야 한다. 변리사에게 특허침해 소송대리권을 인정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기업, 발명가, 연구개발자 등 모두의 바람을 담아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지난 9일 개최된 산자위 전체회의에서도 의견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논의 시간이 충분치 못하다는 이유로 다음 회의로 판단을 미루기로 결정했으나 12일 재논의를 거쳐 의결, 이제 2009년 제18대 국회 이후 13년만에 법사위의 판단을 받게 됐다.

지식·산업재산권 분야의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지난 17대 국회에서부터 현 21대 국회까지 지속적으로 발의됐지만 첨예한 견해 차를 극복하지 못했던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권’문제가 이번에는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법률저널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6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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